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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19일 목요일

운조루 (Unjoru, KOREA)

운조루[鳥樓]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지리산 아래쪽을 흐르는 섬진강은 경치가 빼어나기로 유명한 곳이다. 높은 산이 뒤에 있고 큰 강이 흐르니 이 지역은 조선시대부터 풍요로운 땅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섬진강을 따라 전남 구례에서부터 경남 하동까지 많은 문화유적이 남아 있고 그중 구례 지리산 화엄사 인근에 자리한 고택 운조루는 당시 양반들의 주거환경을 엿 볼수 있는 좋은 사료이자 훌륭한 문화유산이다. 중요민속자료 제8호인 운조루는 조선시대 영조대에 류이주가 낙안군수로 있을 때 만든 조선후기 양반 가옥이다.
 
현재는 사랑채와 안채가 남아있으며 그밖에 행랑채와 사당이 있다. 사랑채는 3채가 있고 안채는 활석을 쌓아 올린 단위에 세윘다. 안채 남동쪽에 사당을 세우고 행랑채와 대문 남쪽 마당에 연못을 만들었는데 이는 맞은편 오봉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라 한다. 이 연못은 과거 200평 넘는 크기였는데 지금은 일부만 남아 있다. 어디를 보나 멎진 가옥이다. 건물자체도 그렇지만 섬진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는 정말 환상적이다. 이곳에 봄꽃이 피면 그대로 화보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운조루는 전국적으로도 워낙 유명한 고택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이 고택과 관련된 가슴 아픈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20여년 전에 운조루의 존재를 취재한 어떤 방송사가 한국의 훌륭한 문화유산을 알린다는 취지로 뉴스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단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겠다 싶은데 이 뉴스가 나간 후 운조루에 대단한 보물이 숨겨있는 것처럼 오해를 받게 되었고 이를 훔져 보겠다고 달려든 도둑들의 범행으로 가족이 해를 당하게 되었다는 기사다. 결국 선의로 보도하려 했던 뉴스가 이 집안에 큰 해를 끼친 것이다.
 
이후 가세가 기울어 현재는 나이 많은 종부가 혼로 힘겹게 이 큰집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데 역부족이라고 한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운조루를 찾는 이 들한테 특산품도 팔고 입장료도 받게 되었는데 방문하는 이들 마다 이런 집안에서 이게 무슨 짓인가 하는 눈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나도 운조루 방문시 매표소는 발견하였으나 이를 지키는 이가 없어 입장료를 내지 않고 들어가 구경을 하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이 기사를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입장료를 내지 않게 되어 신이 났던 자신에 대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다음에 이곳을 다시 찾으면 입장료도 내고 그 지방 특산품도 꼭 하나 사와야 겠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구례 운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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