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116 T.041-836-5066 / F.041-836-5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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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사를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 이였던 것은 금오신화를 저술한 김시습의 흔적 이였다. 매월당 김시습은 조선 세종대의 이름난 천재로 알려져 있는데 세조의 계유정란이 계기가 되어 전국을 유랑하면서 여러 군데 흔적을 남기고 수많은 저술을 남긴 재야학자 였다. 그가 말년에 무량사에 들어와 이곳에서 입적하고 초상화와 부도탑을 남겼다. 무량사는 충청남도 부여군 만수산 자락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므로 다른 시설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지만 외산면사무소에서부터 무량사 입구까지 약 2km거리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외산면은 부여에서 대천을 오가는 길목이라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고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그리 잛지도 길지도 않은 이 길을 산책하듯 걸어서 경내에 들어서면 눈앞에서 보물 제356호 극락전이 나타나는데 보기 드문 2층 구조의 불전으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목조건축물이다.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나 9세기 범일국사가 창건하고 신라말 고승 무염대사가 머물렀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고려시대 크게 중창한 듯하다. 경내에 있는 보물 제185호 오층석탑과 보물 제233호 석등은 모두 그때 조성된 것으로 보여 진다.
무량사는 임진왜란때 전소되었다가 17세기 초 대대적인 중창불사가 이루어졌으며 주전인 극락전은 그 시기에 건립된 목조건축물로 1층은 정면5칸, 측면4칸이고 2층은 정면3칸, 측면2칸의 중층 팔작지붕 구조다. 내부는 상하층의 구분 없이 하나로 통해 있다. 2층 구조의 전각은 일반적인 절집에서는 보기 힘든 구조지만 그렇다고 규모가 금산사 미륵전 정도로 웅장하지도 않다. 그저 무량사 전체에 딱 어울리는 정도라고 해야 적당할 것 같다. 2층 구조의 극락전 때문에 자칫 횡해 보이는 경내가 수직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듯하다.
김시습의 흔적 때문인지 경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무척 강직하고 딱딱하다는 느낌이다. 이 때문에 엄숙하게 느껴지는 경내는 왠지 모르게 어두순 색이다. 사천왕문에서부터 곧게 뻗어 있는 동선은 무량사 오층석탑에 가로막혔다가 2층의 극락전 앞까지 뻗어나 있다. 그리고 이 동선을 중심에 놓고 주변에 크고 작은 전각들이 자리 잡은 형국인데 어느 절집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주변 자연지형에 딱 맞추어 놓은 듯한 전각들의 배치는 더할 나위 없이 최선의 선택인 것 같다. 주변에 변변한 편의시설도 없고 그저 평범한 농촌마을 풍경뿐이지만 이것이 무량사의 매력인것만 같다. 아주 특별한것도 없고, 특별한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 있지는 않지만 김시습의 정신이 잘 배어 있는 듯한 보령의 만수산 무량사는 모든 여행자에게 한번쯤은 꼭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이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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