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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3일 토요일

삼척죽서루(1220704)

삼척죽서루
강원도 삼척시 성내동 9-3

관동팔경의 하나라는 죽서루를 겨울의 초입에 해당하는 12월에 찾았다. 한눈에 보아도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다. 낙엽이 모두 떨어진 나뭇가지들 사이로 나지막하게 자리 잡은 죽서루는 삼척시 서편으로 흐르는 오십천을 내려다 보는 절벽에 자리잡고 있다. 죽서루에 오르면 멀리 태백산맥의 설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인데 그야말로 장관이다. 보물 제213호로 지정되어 있는 정면7칸 측면3칸 팔작지붕의 죽서루는 예로부터 관동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1266년 고려 원종7년 이승휴가 죽서루에 올라 시를 지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보아 1266년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확인이 가능한 최고의 기록은 1403년 조선 태종3년 삼척부사 김효손이 중창하여다고 전해지는 조선초기 건축물이지만 이후 수차례 개보수를 통해 그 원형이 손상되어진 것으로 보인다.1738년 겸재 정선이 강원도 관찰사 시절 그린 관동명승첩에 그려진 죽서루의 모습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세월이 몇백년 지났지만 죽서루의 위치는 변함이 없고 관동팔경의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삼척시에서 중요한 문화재로 관리하다보니 주변은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고 한겨울 이른 아침시간이라 혼자 구경하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특히 오십천 절벽의 바위를 자연그대로 놓아두고 그 위에 건물을 올려놓은 구조이다. 그래서 절벽의 바위사이로 길이 나있고 바위들 사이를 걸어 죽서루에 오르면 반대쪽 출구는 바위 위를 걸어 내려오도록 건축물을 배치해 놓았다. 우리 건축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조다. 자연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변경하지 않고 자연환경을 그대로 놓아 둔채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어울리는 건축물을 최소한으로 첨가하는 우리 선조들의 자연주의 건축방식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통 건축물들은 건물 자체보다 건물이 놓여진 장소와 주변풍경까지 같이 보아야 비로소 참멋을 느낄수 있다. 동해바다와 태백산맥이라는 멎진 자연풍경들이 지척이건만 이런 위치를 잡아 주변환경에 어울리는 건축물을 지은 조상들의 안목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현재는 시멘트 공장이 밀집한 탓에 회색도시로 변해버린 삼척 한가운데 이런 멎진 고건출물이 지금까지 원래 있던 자리를 그대로 잡고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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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0일 수요일

괴시리마을(1220123)

영덕괴시리마을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괴시리

경상북도 영덕은 서울을 기준으로 보면 오지중에 오지이다. 과거 영덕을 가려면 서울에서 버스를 5시간 타야만 찾아 갈수 있는 변두리 오지이였다. 최근에는 상주를 거쳐 영덕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있고 포항과 강릉까지 KTX고속철도가 연결되어 누구나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과거에 비해 좀 편리해지긴 했어도 영덕은 여전히 물리적으로 먼곳이다. 괴시마을은 영덕군 영해면 괴시리 영해중학교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괴시마을의 기원은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와 함께 삼은선생으로 불리는 목은 이색의 출생지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영양 남씨 집성촌으로 400여년간 후손들이 생업을 위해 거주하면서 아름다운 전통마을을 유지하고 있다. 괴시마을에 남아 있는 목은이색 기념관이 그의 명성을 짐작하게 한다. 현재 괴시마을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200년 넘는 혜촌고택 및 영은고택등 고가들이 남아있는데 조선후기 경북지역 사대부 양반가의 주태양식이 고스란히 간직한 소중한 문화재로 학자들을 비롯하여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한국에 남아 있는 몇몇 전통마을을 찾아보면 완전 관광지로 변해버려 민속촌에 온것인지 전통마을에 온것인지 구분이 안되는곳도 많다반대로 전혀 상업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전통마을 고유의 특성을 보존하고 있는 곳도 여러군데 남아 있는데 그중 하나가 괴시마을이다겨울의 초입 늦가을에 찾은 괴시마을은 조용했으나 그중 한 고택에서는 겨울을 대비한 김장이 한창이다마을의 아낙들이 한집에 모여 김장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그리고 다른 고택은 관광객들을 위한 한옥스테이를 하고 있었는데 이 집에는 회사직원들이 단체로 워크샵을 와서 한데모여서 한옥마당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

몇백년이나 된 오래된 전통한옥마을이 박물관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속에 존재하고 있는 모습이다우리가 좀더 일찍 한옥의 문화재 가치를 이해할수 있었다면 많은 문화유산들이 지금도 잘 보존되어 우리곁에 있었을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전국적으로 이제 겨우 십수군데 남은 전통마을은 잘 보존해서 후손들에 물려주어야겠지만 지역주민들의 생계를 위해 상업적으로 변해 관광지가 되어가는 현실이 이마저도 녹녹치 않음을 짐작하게 할 수 있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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