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영화리 8 T.041-852-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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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갑사를 구경하기 위해 들렀다가 인근에 위치한 신원사 생각이 나서 호기심에 찾게 되었다. 현재 마곡사의 말사인 신원사는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양화리에 위치하고 있다. 천년고찰인 신원사는 651년 의자왕 11년에 보덕이 창건하였다. 신라 말 도선 국사가 중창하고 1298년 충렬왕 24년 무기가 중건하고 조선후기 무학 대사가 중창하면서 영원전을 만들었다 한다. 이후 1866년 고종3년 충청관찰사 심상훈이 중수하면서 이름을 신원사로 바꾸고 1876년 보연이 중건하여 오늘날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신원사에는 대웅전과 별도로 정면3칸, 측면3간의 멎스러운 팔작집이 남아 있는데 조선후기 건축 작품 중 제법 뛰어난 건물로 이 전각이 중악단 이다. 중악단은 계룡산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일종의 제단으로 우리나라에는 묘향산 상악단 과 지리산 하악단이 있다. 또 향각의 불상은 명상황후를 봉안한 것이라 전해지는데 때문에 신원사가 명성황후의 사찰로 알려져 있다. 신원사에는 백제시대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나당연합군을 피해 도망온 백제의 왕자 융이 피난한 곳으로 이곳 신원사에서 신라군에 항복한 곳이기도 하다.
늦은 가을이라 대부분의 낙엽이 다 떨어져 나뭇가지만 앙상한 경내에는 찾는이 없는 적막함 만이 흐르고 있었다. 명성황후에 이어 패망한 백제왕자 융의 애기를 들어서 인지 가을이 아니어도 쓸쓸해 보이는 분위기다. 평일이라 더 사람들이 없었지만 시간이 좀 지나니 어디서 뛰어 나왔는지 아이들 몇 명이 경내를 뛰어다니며 소란을 떨기 시작했다. 정신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래도 적막한 절집 분위기보다는 휠 씬 나아 보인다. 이곳도 계룡산 자락이라 멀리 계룡산 산봉우리들이 들어온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하여 갑사를 구경하고 나오면서 택시를 돌려 이곳에 왔다. 신원사 구경을 모두 마치고 돌라가려니 아까 돌려보낸 택시가 무척이나 아쉬워진다. 한참을 고민하다 다른 택시를 불러 공주시내까지 나오게 되었다. 충북에 비해 충남에는 비교적 많은 문화유산들이 군데 군데 숨겨져 있다. 자칫 별다른 특징 없는 그저 그런 사찰 이였을 신원사도 비운의 명성황후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느껴진다. 이렇게 알려지지도 않았고 잘 모르는 낯선 절집을 찾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 인가 모르겠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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