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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18일 수요일

선교장 (Seongyojang House, KOREA)

선교장[]
강원도 강릉시 운정동 431

강릉에는 객사문 말고 또 하나의 볼만한 중요 문화재가 있다. 강릉시 운정동에 위치한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99칸 상류층 살림집 선교장이 그것이다. 선교장은 강릉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여름휴양지로 유명한 경포해수욕장 인근 야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강릉시 운정동이고 강릉에서 주문진 쪽으로 가다보면 국도에서 조금 들어선 평범한 자리에 선교장이 자리 잡고 있다. 전체적으로 산기슭을 배경으로 독립된 건물들을 적당히 배치하고 각 건물의 구조도 소박하게 처리된 대한민국 주거건축의 백미로 일찌감치 중요민속자료 제5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건축문화재이다.

한국의 건축을 애기할 때 빼 놓을수 없는 것이 그 자리이다. 절집도 그렇거니와 사람이 사는 주거건축물 역시 그 위치를 유심히 보아야 한다. 선교장 역시 이런 안목이 그대로 반영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거 건축물이다. 배산임수이 원칙에 따라 뒤쪽으로는 나즈막한 야산이 자리잡고 있고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경포대 해수욕장 뒷부분이 되는 너른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런 곳에 자리를 잡고 지어진 선교장 내에는 사랑채인 열화당과 대문 밖의 연못 주변에 지어진 별당 활래정 등이 집 안팎으로 적절하게 배치된 구조로 우리 주거 건축의 멎스러움을 잘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주거건축물이다.

선교장은 조선시대 1700년 전후 이내번이 처음 집을 지어 이곳에서 살기 시작하였다 한다. 이후 사랑채로 유명한 열화당은 1815년 순조 15년 오은거사 이후가 건립하여 오늘까지 이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런 정도 수준의 주거건축물이 몇 군데 더 남아 있다. 전라남도 해남의 녹우당, 전라남도 구례의 운조루, 경북 청송의 송소고택등 유명한 고택들이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지만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조선시대 99칸짜리 양반집 주거 건축물로 그 가치 또한 남다르다.

선교장을 들어서면 정말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주차장에서 매표소를 지나 처음 눈에 들어오는건 별당 열화당이고 솟을 대문 앞에 서면 야트막한 야산을 뒤로하고 가로로 길게 배치된 한옥들 펼쳐져 있다. 기능적으로던 미적으로던 절묘하게 배치되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인다. 전문가가 아니라 각 건물의 용도를 정확히 알수는 없었지만 건물 안에 들어서 있으면 편안한 느낌이 든다. 주변의 소음을 모두 잠재우는 듯한 적막함이 한가롭게 느껴지는 그런 우리고유 삶의 공간이다.

한 시간여의 관람을 마치고 선교장을 돌아 나오면서 먼 발취에서 선교장을 바라보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한옥의 멋스러움을 그대로 살려 만들어진 특급호텔이 없을까? 너무 엉뚱한 선문답이지만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이런 고건축물들을 만날 때 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여름철 피서지로만 알려진 동해안 중심도시 강릉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바다만 찾지 말고 주변의 선교장과 오죽헌 그리고 강릉시내 객사문까지 둘러보는 것이 좋을 거 같다. 관동지방의 오랜 역사적 전통과 우리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훌륭한 경험이 될 것이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선교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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